언론보도

핀포인트뉴스 [인터뷰]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장 "韓中은 감정의 관계가 아니라 필연적 관계"

작성일 2025-11-12

최근 한중 정상회담은 한한령 해제의 출발점 인식
"이번 회담 ‘재시동(再始動)의 외교’라고 보고 있어"
"핵잠 건조승인은 韓의 전략적 회복 가능성 평가 신호"

국내 대표적인 '중국전문가'인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이 지난 10일 핀포인트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와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중글로벌협회 제공
국내 대표적인 '중국전문가'인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이 지난 10일 핀포인트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와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중글로벌협회 제공

 

[편집자주]

한중관계 복원의 가장 큰 화두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여부다. 2017년 한국내 사드 배치이후 한중간 실질적인 경제협력 복원으로 가는 길의 최대 걸림돌이 바로 한한령이다. 지난 10월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간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은 한한령 해제로 가는 여정의 출발점으로 인식된다. 최근 역대 최악으로 치달았던 한중관계가 이번 회담을 고리로 본격적인 ‘해빙무드’를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한중관계 개선의 움직임은 지난해 5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중국 베이징 공연때부터 감지됐다. 6개월후 11월에는 중국 한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에 이어 올해 3월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 중국 본토에서 개봉했고, 같은 달 한국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한시적이나마 도입됐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양국간 경협관련 협약이 7개나 체결됐다. 분명 좋은 신호는 맞다. 원-위안화 스와프 체결을 비롯해 한중FTA MOU, 실버산업 MOU, 혁신창업 및 농산물 수출 MOU 등이다. 다만 앞으로의 후속조치 이행 여부에 따라 진정한 한중관계 복원을 가늠할 수 있을 만큼 불완전한 약속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에 매년 200억달러씩 향후 10년간 2000억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점도 우리에겐 엄청난 재정부담이다. 이에 핀포인트 뉴스는 지난 10일 국내 대표적인 ‘중국전문가’로 중국 정부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을 만나 이번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의미, 그리고 앞으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야 할 관련 정책 방향 등을 되짚어봤다. 우 회장은 이번 정상회담기간 중 중국 매체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한국내 중국전문가로 꼽혀 주목을 끌기도 했다. 

대담=정인홍 부국장.

다음은 우 회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APEC 및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에 대한 종합 평가를 해준다면.

▲이번 APEC과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은 한중 관계가 길었던 겨울을 지나 본격적인 해빙기에 접어들었다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과거 사드 사태 이후 쌓여온 오해와 심리적 거리감이 매우 길고 깊었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이 다시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과 방향을 정비하고, 미래지향적 협력의 틀을 제도적으로 복원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특히 이번 회담은 단순한 원론적 친선이 아니라, 금융·통상·산업·문화 교류의 복원과 확대라는 구체적 구조의 재정비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나는 이번 회담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재시동(再始動)의 외교’라고 보고 있다. 한중 관계는 과거처럼 감정의 파고에 흔들리는 관계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제도와 상호 이익 구조 속에서 작동해야 한다. 이번 회담은 그러한 방향으로의 첫 실질적 전환이었다.

-앞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간 회담에서 미국이 우리의 전술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는데. 또 이를 댓가로 매년 200억달러(약 29조)씩 10년간 대미 직접 투자를 수용했다.

▲전술핵잠수함 논의는 한국 사회 내 안보 불안을 완화하고 억제력을 강화하는 심리적·전략적 효과가 있다. 그러나 현대 외교에서 안보는 단일국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 나는 안보도 다자(安多), 경제도 다자(經多)라는 "안다경다"원칙을 강조해왔다. 한 국가에 안보를 맡기고 한 국가에 경제를 의존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으며, 한국은 바다와 대륙을 잇는 ‘중심국(中心國)’로서 스스로의 선택권과 외교적 여지를 넓게 마련해야 한다.

안보는 미국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미·중·일·러 다자 구조 속에서 조정되고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경제 역시 중국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아세안·중앙아시아·북남미ㆍ중동·유럽까지 확장되는 다층 네트워크 속에서 작동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조류외교와 돌고래외교의 실천적 방향이다. 한쪽 날개만으로는 날 수 없는 새처럼, 하나의 고래만 뒤따라가면 결국 포식의 대상이 된다. 한국은 스스로의 외교적 물길을 설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미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에 대해 중국측이 강도 높은 비판을 하진 않았지만 구체적으로 핵잠 한국 건조 승인 관련 중국이 보인 반응은.

▲중국이 강경 대응 대신 절제된 반응을 보인 것은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회복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중국은 한국이 안보는 미국과 협력하되, 경제와 문화, 사회 교류에서는 중국과의 상호 이익 구조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자동적으로 유지되지 않으며, 한국이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외교적 자기 서사를 갖고 있어야만 지속된다. 그 자기 서사의 핵심이 바로 安多 經多, 그리고 조류 + 돌고래 균형 외교이다.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중국내 주요 매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국내 중국전문가로는 한중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왼쪽 첫번째)이 꼽혔다. 사진은 국내 한 방송매체에 출연한 우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의 성과 등을 분석하는 장면을 캡쳐한 것이다. 한중글로벌협회 제공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중국내 주요 매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국내 중국전문가로는 한중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왼쪽 첫번째)이 꼽혔다. 사진은 국내 한 방송매체에 출연한 우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의 성과 등을 분석하는 장면을 캡쳐한 것이다. 한중글로벌협회 제공

 

-사드 배치 이후 9년간 한중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는데 본격적인 회복 가능성은.

▲나는 이제야 말로 한중 관계가 감정의 회복을 넘어, 현실과 실제의 회복 단계로 진입했다고 확신한다. 관계는 말로 복원되지 않는다. 제도와 사람, 교류와 신뢰가 함께 움직일 때 복원된다. 다시 말해, 국가 간 진짜 우정은 외교 수사가 아니라 지속적 접촉과 상호 경험에서 생긴다.

-중국이 북한을 의식해서인지, 이번 발표문에 한반도 비핵화 부분이 빠져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한반도 문제는 속도전이 아니라 환경 조성과 구조 관리의 문제다. 평화는 선언이 아니라 시간과 신뢰를 필요로 하는 과정이다. 한국은 갈등의 양 극단을 조정하고 균형을 맞추며,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조류외교가 필요한 이유다. 한쪽으로 기울면 균형은 무너진다.

이제 우리는 비핵화라는 목표를 종착지가 아니라 과정의 방향성으로 이해해야 한다. 핵의 존재를 인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핵을 둘러싼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들자는 것이다. 현실을 인정해야 전략이 된다.

-향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는지, 이와 관련해 이재명 정부가 중점적으로 해야할 외교적 노력이 있다면.

▲한국은 중·미·일·러 사이의 ‘조정자’가 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한국의 지리적 위치, 역사적 경험, 경제적 연계성 때문이다. 중간지대는 약한 곳이 아니라, 중심이 될 수 있는 자리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약 70조원 규모의 한중간 통화스와프가 체결됐는데 원화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지.

▲통화스와프는 단순한 금융 기술 협력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를 공식적으로 상대에게 건네는 외교적 메시지다. 한중 관계는 서로에게 여전히 필요한 관계임을 확인한 것이다.

-한중간 FTA 2단계 확장의 필요성이 강조됐는데 무엇을 의미하나.

▲FTA 2단계는 단순히 교역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법과 규범, 데이터와 검역, 서비스와 투자의 생태계를 공유하겠다는 약속이다. 관계의 깊이를 결정짓는 것은 교류의 양이 아니라 신뢰가 깔려 있는 제도의 수준이다.

-이번 APEC 회의기간중 일부 반중 시위가 있었는데.

▲표현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외교의 장은 국가의 품격을 세계에 보여주는 무대이기도 하다. 비판은 가능하되, 품위는 지켜야 한다. 이것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나라의 조건이다.

국내 대표적인 중국전문가인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이 최근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와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중글로벌협회 제공
국내 대표적인 중국전문가인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이 최근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와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중글로벌협회 제공

 

-향후 양국간 민간 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방향성은.

▲국가 간 관계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청년이 만나고, 도시가 연결되며, 문화가 오가야 한다. 지도자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만, 관계를 지속시키는 것은 사람의 체온이다.

-이번엔 한중 정상간 만찬 등에서 어느때보다 가까운 모습이 곳곳에서 나왔는데.

▲시진핑 주석이 만찬 인사말에 인용한 최치원 선생의 시구는 사실 내가 중국 당국에 제안에서 채택되어진 것이다. 시 주석의 최치원 시구 인용은 단순한 문화적 장식이 아니라, 상대의 정신과 세계관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었다. 외교에서 문화는 가장 오래 남고 가장 멀리 간다.

-APEC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역사적 공간에서 역사적 문장을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외교가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감각과 정서, 시선과 존중의 예술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재명 정부가 한중관계 복원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정책 기조가 있다면.

▲한중 관계는 감정의 관계가 아니라 필연의 관계다. 지정학적 위치가 그렇고, 경제와 인적 교류의 깊이가 그렇다. 그러므로 우리는 安多 經多, 즉 안보도 다자 속에서, 경제도 다자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양쪽을 모두 잇고, 대립을 조정하고 균형을 설계하는 조류 + 돌고래 외교를 실천해야 한다.

한국은 선택 받는 나라가 아니라, 선택하는 나라이다. 이제 그 위치를 다시 행사해야 할 때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간 미중 정상 회담에 대한 평가도 해달라.

▲이번 미중 간의 소통은 갈등 해소가 아니라 충돌의 관리 능력이 복원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에 주어진 공간이 이전보다 넓어졌다는 뜻이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어느 한쪽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바람의 방향을 읽고, 물살의 흐름을 조율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돌고래외교라고 표현한다. 고래 사이에서 압력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고래 사이의 흐름을 가장 먼저 감지하고 가장 유연하게 항해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끝>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

 

※우수근 회장은 누구

▲만57 ▲인하대 정외과 졸업 ▲일본 게이오대 석사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로스쿨 석사(LL.M) ▲중국 화동사범대학교 박사 ▲화동사대 특별 초빙교수 ▲사단법인 한중글로벌협회 회장 ▲한중우호연합총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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